2009년 04월 20일
불량이라 미안합니다
나는 종종 내 머리가 평균이하라는 생각을 한다. 동생과 비교했을 때도 확실히 그렇고(슬프게도 이건 부모님도 인정한 사실), 지금까지 살면서 내 머리는 정말 모자걸이인가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몇 번 있는데...
1. 수능치고 반년후, 복소수가 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경악.
2. 몇 년만에 운전연습이나 해보려고 했더니 어느쪽이 브레이크였는지 생각이 나지 않음.
3. 아무리 오랫동안 음악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는 하나, 그래도 음악을 했던 세월이 더 길 텐데, 4분쉼표는 모양은 알지만 그릴 수가 없었고, 16분쉼표는 모양조차 생소했으며 더욱 놀라운 것은, 순간적으로 온음표 이름 대신 4박이었다는 것만 기억나서 4분음표? 라고 묻기도 했음.
이거는 정말 나는 돌대가리냐!!! 라고 경악을 했던 경우고, 이것들 외에도 소소하게 일상에서 느끼는 경우도 참 많이있다. 수능 친 이후 빠른 속도로 속담과 사자성어와 역사 관련 지식을 까먹어 그 이후로 넷마블의 배틀가로세로를 접은 적도 있다. 고등학교 때까진 광스피드로 2등 보다 2배 이상 더 맞출 때가 대부분이었는데.=_=
저런 특수한(?) 경우보다 제일 일상에서 쉽게 느끼는 예는 사람 얼굴과 목소리다. 나는 사람 얼굴과 목소리를 정말 기억하지 못한다. 진정 안면인식장애라는 병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다른 사람들에게 구체적으로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기억하는 속도가 엄청 느린 편일 것이다. 학교 다닐 때 새학기가 시작되면 첫 조례시간 내내 담임 선생님 얼굴을 열심히 쳐다보곤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날 집에 와서 담임 얼굴을 떠올려 보려고 하면 절대로 생각이 안 난다거나 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이건 일반인 뿐 아니라 연예인에서도 마찬가지라 연예인의 얼굴과 이름 매칭 못 시키는 건 기본이요, 한 드라마 내내 열심히 봤던 캐릭터도 다른 드라마에서 보면 어, 저 사람 이름 뭐였더라, 라며 물음표를 띄우기 일쑤고, 심지어 화장이 조금만 바뀌어도 같은 사람인 걸 못 알아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심히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이라, 언젠가 드라마에 나오는 연예인 얼굴을 알아보고 친구에게'나 지금 드라마 보고 있는데 XX, XX, XX얼굴 알아보는 장족의 발전을 했어!'라고 환희에 찬 문자를 보낸 적도 있다. -┏
친구가 일본에 여행을 갔을 때, 가이드를 해 준 사람이 있다고 했다. 여행자가 신청을 하면 시간이 있는 일본인이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무료로 가이드를 해주는 것이었는데(식비와 교통비는 여행자가 지불), 그 사람이 굉장히 친절하게 대해줘서 고마웠다고 했다. 그 고마운 사람이 이번에 자기 친구 세 명과 우리나라로 여행을 오는데, 그 사람이야 영어가 되지만 나머지 세 사람은 영어가 안 된다고 내게도 같이 나와 줄 것을 부탁해서 어제 그 자리에 나가서 말 몇 마디 해주고 열심히 밥과 디저트만 얻어먹고 왔다.
그 일행 중에는 밴드를 한다는 분도 있었는데, 검색해보니 우리나라에도 인물정보에 잡히긴 하더라. 그렇게 알려진 밴드는 아닌지 딱히 팬카페가 존재한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몇몇 사람들이 자기 블로그에 포스팅을 해놨기에 노래도 듣고 읽어보았다. 그런데 젠장. 방금 만나고 온 사람인데 올려놓은 사진을 봐도 멤버들 중 그 사람을 찾아내지 못하는 나. 어쩐지 자괴감이 폭풍우 치는 밤이었다.
# by | 2009/04/20 12:03 | 외계인 지구 정복기 | 트랙백 | 덧글(2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그건 고3때도 모르는 건데...(수학은 고2 1학기 이후로 접었더니 고3때 간단한 2차 방정식도 못 푸는 사태가 발생하더군요.) 사람 얼굴이랑 이름 외우는건 정말 취약. 군대있을 때 소녀시대 맴버 얼굴이랑 이름을 전부 알게 되었을때 '이래서 군바리라는 소리 듣는구나....' 싶더라니까요.
저도 수학과학 등 이과계는 일찌감치 포기했어요.
그래도 방정식까지는 잘했는데, 얼마 전에 TV보다가
방정식이랑 인수분해 어떻게 하는지 까먹은 걸 알고 또 충격. 크흑. ㅠㅠ
그래도 소녀시대 멤버 얼굴이랑 이름은 전부 아신다니 굉장한데요.
사실 전 아직도 소녀시대 멤버들 얼굴 구분 못해요. = _=
저도 만약 군대를 가면 소녀시대 멤버 얼굴을 전부 구분하게 되는 겁니까?!
소녀시대는 몇 명인지라도 알지만 슈퍼쥬니어는 몇 명인지도 모르는데요;;
.....슈퍼'주'니어가 아니라 슈퍼'쥬'니어라고 쓴다는 것도 지금 처음 알았...;;
제가 유남권님을 만나뵌 적이 있었던가요?;;
2. 이야, 죽기 전에 브레이크위치혼동동지를 만날 줄이야. 역시 우리는 친구인가. ㅋㅋ
3. 그래도 당신은 곡명이랑 작곡가명은 매칭시킬 줄 알 것 같으니 이건 패스.
................저 위에 내용은 극히 일부분이긴 하지만,
당신은 머리가 좋잖아!!! 그게 느껴진다규!!!
그럼....... 저건 최소한 머리 판단하는 기준은 못된단 소린가??
2. 은근 많아. 브레이크 밟으려다 엑셀 밟아서 사고 내는 건 초보운전자의 통과의례 아냐? (난 다행히 엑셀대신 브레이크를 밟아서 사고는 안났지만... ㅋㅋㅋ)
3. 이것저것 다 제쳐놓고 곡명을 못외움. -_-;;; 솔까말, 사계의 봄이라든지 합창쯤 되지 않으면 모른다우. 작품번호 몇 번에 무슨 장(단)조, 이런 것 까진 바라지도 않구요...
무엇보다, 나도 저건 아주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구. ㅋㅋㅋㅋㅋ
2. 하지만 그거 실수하는 사람들은 정말 순간적인 실수로 잘못 누른거지, 천천히 이성적으로 생각했는데 브레이크가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모르겠어, 는 아니잖셈;;
3. ..........의외군. 곡명을 못 외운다니. 하지만 당신은 영어 논문을 보니 무효!!
이것저것 다 집어치우고, 난 당신이 전에 솔직히 고등학교 때까진 그닥 공부할 거 없지 않나!! 발언이 아직도 머리에서 생생해!!!
일본어를 하지 않나! 당신이 일본어 하는 것에 비하면 전공영어 따위는 영어도 아냐!
(어쩐지 슬슬 병신인증싸움으로 변질되는 느낌이....orz)
난 전공 외에는 할 줄 아는 게 없다규!!! ㅠㅠ
아아, 스스로가 한심해. ;ㅁ;
다 필요없어. 내 친구는 수능 끝나고도 복소수가 뭔지 알고 있었대.
며칠 전에 인수분해도 척척 해냈어.
난 몽땅 다 까먹었는데. =_= 역시 조기졸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냐.
사람 얼굴 같은 경우는...
이미지가 비슷하면(저 만의 독특한 기준으로) 끊임없이 헷갈립니다.
예전엔 그래도 남들하고 기억하는 방식이 틀리달지 그래서 (편법형 기억력?)
남들이 쉬워하는 건 못하고 독특한 건 잘하고 그랬었는데
요즘엔 세월의 흐름(...) 탓인지 그마저도 절망적이더군요.
저는 하도 심해서 제 나름대로 기억하려고 눈에 보이는 특징을 외우곤 했는데,
멍청하게도 헤어스타일이나 안경 여부 등.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것들이라, 참.....=_=
그런 아이템으로 사람을 기억하려고 했다는 사실 자체가 머리 나쁜 증거인지도!!!
어쩐지 세상이 조금 밝아지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이제서야 고백하는 거지만 두번째 뵐 때 사실 못찾을 뻔 했......(.....)
최근 들어 비공개님이 바람(???)이 나셔서 슬프긴 하지만. ㅠㅠ
....대략 난감하신 베스트 드라이버시로군요. 하지만 헷갈리는 거랑 아예 위치를 까드신거랑은 초큼 다르다구요. ㅠㅠ 그나저나 이런 에피소드들을 보고 있으니 점점 더 운전하기가 무서워지는군요. 이대로 10년 무사고 베스트(장롱)드라이버를 기록할 것만 같습니다.
으하하하하핫. 사실 오른쪽, 왼쪽은 저도 꽤나 오래 헷갈렸지만
........부크러워서 말할 수가 없었습.............;;;;;;;;;;;;;;;;
2. 으음. 장롱면허자들의 공통점인가;;
3. 초, 초큼 위안이;;
4. 아아, 우리는 동지. ㅠㅠ
5. 그런 테트리스 실력으로 천민이라니, 믿을 수 없소!!
=> 하지만 시간을 투자한 걸로 따지면 내가 피아노에 쏟아부은 돈과 시간은. 10년 넘게 했던 눈높이 수학은!! 뭔가 위안이 될듯하다가 마지막에서 말짱 황됐소. ㅠㅠ